무릎을 꿇고 하늘을 보며 손을 뻗어
이름도 없는 그대 옷깃이라도 잡아보려
만일 그대 이름이라고 한다면
평화이자 불화인, 탄생이자 소멸인
오 날 보며 쓸쓸히 고개 젓는
아주 먼 언덕 위 빛나는 저 그림자
눈을 씻고 봐도 없을 고결함에
황홀경에 빠져가는데
발버둥 쳐 깊은 수렁에서
반등은 꿈을 꿀 수조차 없어
겉이고 속이고 진흙 같은
그런 못난 더러움을 난 그저 치덕치덕 묻히고서
기회가 있기는 있는건지
노력이 앞길을 열긴 여는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고서
또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데
오 날 보며 쓸쓸히 고개 젓는
아주 먼 언덕 위 빛나는 저 그림자
눈을 씻고 봐도 없을 고결함에
황홀경에 빠져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