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거리
연인들의 도시
사람들은 편안해보여
여긴 Paris
현실일까 싶던 귀여운 걸음걸이
맞춰줬지 보폭 그대 옆이 내 자리
걷기를 좋아했던 그대 발엔 converse
가끔은 힘들어도 멋이 중요했던
그래도 가끔은 포기해준 자존심
그게 정말 고마웠었지
서울의 거리
연남동 길거리
철길이 깔려있는 연인들의 거리
여태 같은 마음 우리 만남이 지속되었다면
웃음을 안겨줬을 안줏거리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던 나의 작은 마음
마냥 잘해주지 못했던 그 작은 마음
스물 한 살 가진 건 많이 없어도
그날은 사주고 싶었어 비싼거
그대와의 가을이(봄 여름 그리고 겨울도)
다 갔네(그 산뜻한 공기, 같이 걸었던 둘레길)
이 텅 빈 거리엔 나 혼자서
남았네(혼자 걷기엔 너무나도 길어, 오늘은 쓸쓸히 나 혼자)
새벽의 공기를 옷입은 기분
작업실 겸으로 새롭게 잡은 집은
걸어서 5분이면 연남동 길거리에 닿는
낭만적인 1평도 안되는 방
그 방에 사는 나는 가끔씩 새벽에 홀로
산책을 나가 사람들이 많이 없어도
눈치가 보여 마스크는 못 벗고
조용히 쓸쓸히 나 혼자
거리를 걷네
오랜만에 혼자
몇 개 켜지지도 않은 전등 친구삼아
밤인데도 함께 걷는 연인들은 많아
여긴 104동 앞-
조용한 시간을 찾아
강아지도 같이 산책해 이 거리를
겨울이라 물도 안 흘러 이 길 위는
5000원 주고 산 다이소 털신을 신고
벤치에 앉아 그때를 돌이켜 보네
그대와의 가을이(봄 여름 그리고 겨울도)
다 갔네(그 산뜻한 공기, 같이 걸었던 둘레길)
이 텅 빈 거리엔 나 혼자서
남았네(혼자 걷기엔 너무나도 길어, 오늘은 쓸쓸히 나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