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억은 하나인데
끈의 매듭이 풀린듯이
스르륵 져버린 연꽃잎들처럼
향연기가 흩어지네
우리 함께한 순간들은
업인업과의 홍련일랑
스르르 피고 또 지는 연꽃처럼
황혼으로 다다르네
아, 우리의 인연은 꽃이 지는 밤에도
달아래에서 영원히 빛나길
이고에 다다른 그대 삶의 궤도에
나란 달을 들여주오
이 글에 온점을 찍었으니
난 언젠가 질 홍련일랑
스르륵 흩어지는 영가들 처럼
내 이야긴 끝난다네
아, 슬피 떠나온 나그네의 손으로
종이와 먹에 그댈 새기겠소
밤 하늘 아래의 애별리고의 인연
홍련을 피우기를
달무리 빛 아래 윤회의 궤도에서
향 연기 등진채 떼낸 발걸음
밤 하늘 아래에 져버린 홍련이여
내 이야긴 끝이나네
우리 이야긴 끝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