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내린 골에 푸른 집 터를 잡아
영욕을 반추하던 세월이 몇 해던가
이제는 주인 품으로 제자리를 찾았네
권력의 심장부로 통하는 빗장 풀고
마음껏 활보하며 눈으로 호강하니
얼굴에 가득한 미소 떠나지 않는구나
독재와 뇌물수수 잡음들 이겨내고
동란을 헤쳐나와 선진대국 되었으니
천하의 제일 복지가 여기 말고 또 있는가
청기와 팔작지붕 생각보다 웅장하고
상춘재 녹지원은 지상 낙원 방불한데
이 좋은 집 버려두고 누옥이 웬 말인가
권위를 내려놓고 작은 집에 살겠다는
황새의 품은 뜻을 뱁새가 알랴마는
그 마음 높은 뜻이야 뉘라서 탓을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