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방에 난 누워 있는 게 좋아
포근한 이불도 두 겹 덮을 거야
베개는 많이.
도라지
몸에 쓴 건 먹어야지
즙을 짜내고
청을 요하며
꾸역거리며 먹어봐야지
입을 벌리면
숨을 내쉬면
밥을 먹어도
입안에 남아 있는 그 향
삼킬 수도 없는 씁쓸함
삼켜
목뒤로
뱉지 말고 그냥 씹어
삼켜 넘겨 내 맘도 넘겨
내 맘은 시계 초침 사이로 널 향한 마음을 숨겨
또 째깍째깍 시계는 재촉하듯 웃는 중
또각또각 걸음 걸이는 뚜벅뚜벅 버벅거림
네게로 달려가네 내 심장이
토라진
얼굴은 숨겨봤자지
웃는 얼굴을
찡그린 눈썹을
신경 쓰는 건 네가 아니지
멍하니 나는
나도 모르게 너를
눈으로 쫓아 들킬까 봐 애써 고개를 돌려보아도
모두 도라지
내가 도라지
먹는단 걸 알고 있었어
숨을
네가 좋다 했잖아
한방향 여자는 성숙해서 끌린댔잖아
삼켜
넘겨
도라지 넘겨
너도 날 조금은 좋아한 줄 알았어
아니야
모든 건 내 착각이었어
쪽팔려 도망쳐
삼켜 목뒤로
머쓱함을 숨겨
삼켜 넘겨 또 도라지 넘겨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또 토라진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또 도라지지
도라지 먹는 사이로 널 향한 마음을 숨겨
또 째깍째깍 시계는 이런 날 비웃는 중
깨작깨작 먹는 사이 더 멀어진 우리 사이
그래도 달려가네 내 마음이
나도 도라지보단
홍삼이 좋아
도라지 홍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