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의 시작은 슬픈 해바라기처럼
내 사랑의 진행은 이기적인 집착으로
내 사랑의 결말은 아름답지 못한 눈물
사랑과 고통은 늘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
눈을 뜨는 순간에서부터 시작하여
눈을 감는 순간까지 꿈을 꾸고 있는 그 시간에도
드넓은 캔버스에 너의 얼굴을 그린다
상상이란 날개는 언제나 큰 기대를 제공한다
혼자 웃으며 이렇게 까진 아름답지 않았다며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 눈을 뜨는 아침
사진 속 너는 그래도 여전히 날 보고 웃는다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몇 잔의 술과
수북하게 쌓여만 있는 재떨이 안의 담배꽁초
체 정리되지 않은 옷가지들과 빈 펫트병들
껍질만 남아버린 담배갑과 탁한 공기
바다가 보고싶다는 말에 바다를 들려주었다
전화기에 파도소리를 들려주며 놀를 불러주었다
나만 여기에 있어서 미안하다고 다음에는 꼭 같이 오자고
그 약속만 지키지 못했구나
기다림은 상상이 만들어주는 새로운 집착
사랑이란 유리가 깨져 흩어진 조각을 밟아
흐르는 피를, 박힌 조각들을 혼자선 감당 할 수 없는데
누군가, 아니 꼭 너여야만 하는데
끝은 아닐꺼라고, 이렇게 끝을 낼 순 없다고
그 끝에서, 비극의 시작은 슬픈 해바라기처럼
그 끝에서, 비극의 진행은 이기적인 집착으로
그 끝에서, 비극의 종말은 끝내 아름답지 못한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