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내기 전에 돌아가리라 황새떼 오기전에 돌아가리라
정참판네 하인들 눈뒤집고 우릴 찾는다 해도
두 팔을 들어 어깨를 끼고 열이 아니다 스물이 아니다
배앗긴 땅 되찾으러 겨난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다
찔레꽃이 핏기전에 돌아가리라 새우젓배 오긴전에 돌아가리라
그 어느 한 곳 목숨 걸건가 이 억센 주먹을 불끈 쥔 채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두팔들어 어깨를 끼고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이 억센 주먹을 불끈 쥔 채
2. 이 억센 주먹을 어디에 쓰랴 더딘 봄날 푸진 햇살만
등줄길에 따스운데 잠 덜깬 연이는 나를 수줍게 웃네
이 억센 다릴 어디에 쓰랴 그의 몸에선 비린 물내음
그의 몸에선 신살구 내음 취할 듯 진한 한 살구 내음
이 억센 주먹을 어디에 쓰랴 붕어이가 울고 여울이 울고
여울 속에서 이무기 울고 새벽하늘 성근 별 헛헛한 가슴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두팔 들어 어깨를 끼고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동지들 곁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