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 권총으로 넌 나를 겨눴어
그때 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
눈을 감았어
불안하고 또 두려워서
눈 뜰 수가 없어
주저하지 말고 차라리 날 쏴버려
이제 날 버려
요즘 넌 내 얘기를 듣질 않아
내게 아무것도 묻질 않아
너와 나 단둘이 있을 때조차
넌 내 얼굴을 보질 않아
넌 식었어 난 아직 뜨거운데
넌 맘을 비웠어
넌 오늘도 오랜만에
보기로 했던 약속을 미뤘어
내게 지쳤어 아니면 내가 미쳤어
그래 우리 요즘 좀 부딪혔어
그래서 삐쳤어
갑자기 이렇게 차갑게 날 대하니
왜 이상한 생각나게 하니
이제 내 맘은 다 열렸는데
넌 멀리서 못 본 체하니
나 조금 무서워 제삿날
받아둔 사람처럼
잔뜩 긴장한 채로 불안이란
살얼음 위를 걸어
가까이 갈수록
넌 점점 내게서 멀어져
널 가지려고 할수록
난 점점 네게서 버려져
이별이란 권총으로 넌 나를 겨눴어
그때 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
눈을 감았어
불안하고 또 두려워서
눈 뜰 수가 없어
주저하지 말고 차라리 날 쏴버려
이제 날 버려
내가 집착하는 느낌
넌 좀 작작 해라는 눈빛
약속을 구걸하면 항상
넌 내게 말끝을 흐림
너는 밤만 되면 어딜 나가
좀 놀던 버릇이 어딜 가나
내 친구가 너 클럽에서 봤데
어림잡아 네 시쯤
일단 만나 오늘 뭐 할래
쇼핑 갈래 너 옷 살래
뭐든 단답하는 니가 답답해
내가 징그러 착잡해
니 친구들도 날 대하는 게 이상해
불편해하면서도
은근히 잘해주네 이거 동정인가
본데 기분 조금 더럽네
난 니 눈치만 따라다니고
넌 헤어질 구실만 찾아다니고
나쁜 사람 되는 게
싫은 거라면 때려쳐
어디서 본 건 많아가지고
왜 전화기 짜꾸 뒤집어놔 받아봐
너 지금 뭐와 빨리 말해봐
혹시 지금 너 바람펴 장난쳐
알았어 내가 질린 거 아니깐
그냥 툭 까놓고 날 차라구
불쌍한 건 참아도
비참한건 못 참는 나라구
더러운 꼴 보지 말자
그냥 빨리 단호하게 뱉어
그게 날 위한 최소한의 존중이야
깔끔하게 날 뱉어
이별이란 권총으로 넌 나를 겨눴어
그때 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
눈을 감았어
불안하고 또 두려워서
눈 뜰 수가 없어
주저하지 말고 차라리 날 쏴버려
이제 날 버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건지
내가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건지
난 잘 모르겠어 두 눈을 가리고서
절벽 위를 걷는 것 같아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고 두려워
이 고통 속에서도 너를 기다리는
내가 원망스러워
이별이란 권총으로 넌 나를 겨눴어
그때 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
눈을 감았어
불안하고 또 두려워서
눈 뜰 수가 없어
주저하지 말고 차라리 날 쏴버려
이제 날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