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불편할까
괜히 엄마를 찾을까
두근두근대며 머릴 맞대고
내 뺨을 비비며
안쓰러운 눈물 삭이고
푹 잠든 내 이름 속삭일 때
난 그 목소리에
그 소매를 꼭 잡고서
엄마 올 때까진 있어달라고
그 맘을 모른 채
괜히 짜증만 부리며
칭얼대기만 했네
*
할머니
너무 힘겨울 땐 잠시 날 놔도 돼
그땐 내가 너무 어렸던 걸
할머니
내가 얼른 키가 크면
기대도 돼
하얀 눈이 내리고
깊은 주름 생겨도
끝없이 영원할 것만 같았어
기억 저편으로
그 따사로운 얼굴로
아련히 내 이름 속삭일 때
난 그 목소리에
그 주름진 손 잡고서
내가 어릴 적 그 꼬맹이라고
내가 여기 있다고
내 걱정하지 말라고
그냥 편히 쉬시라고
**
할머니
그 아련한 기억들 다 내 가슴에
이젠 내가 모두 담아둘께
할머니
그 많은 걱정 버리고
기대도 돼
할머니
그 모든 걸 주려했던 맘 기억해
이젠 내가 모두 간직할께
할머니
그 모든 걱정 버리고
기대도 돼
친구를 만나신걸까
데이트 중이신걸까
무언가 말을 하듯
한가득 웃음이 가득하네
나도 모르는 시간
그 아득한 꿈결 속에
두 눈을 감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