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내 꿈은

해웃음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 되는 거였어
눈망울 초롱한 아이들과
만나고 싶었어
아직도 내 꿈은 좋은 선생님 되는 거
헐벗은 아이들 싸 안은 옷
한 자락으로
창 밖에는 햇살이
언제나 교실에 가득한
살아가는 얘기 들려주는 시골학교의
나뭇잎내 나는 계집아이들의
먹머루빛 사내아이들의 선생님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 문제만 풀어주는
그런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에 서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물살 흔들리는 아이들의
징검다리 되고파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가 되고 싶어라
푸른 보리처럼 자라나는
아이들 위하여
거름되는 봄 흙이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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