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불어라

최경숙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해가 뜨면 눈을 감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네
꽃이 피면 눈물 흘리고 밤이 오면 잠을 못자며 그렇게 세월을 보냈네
말이 말이 되지 않고 마음이 마음이 아닌 그런 날
노래가 노래가 되지 않고 내가 내가 아닌 시간
바람아 불어라 눈물에 젖은 내 옷 말려 주어라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맘에 숨은 말을 전해 주어라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굳어진 마음 등 떠밀어 주어라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축쳐진 내 깃발을 날려주어라 바람아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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