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land는 밴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기에는 Rhapsody of fire의 영향을 짙게 느낄 수 있는 에픽 메탈을 밴드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밴드였다. 살인적인 스피드에 가벼운 느낌의 보컬과 깡통 코러스. 이 정도로 Rhapsody of fire를 요약한다면 대부분의 팬들이 반발하겠지만, Rhapsody of fire가 대부 격으로 자리하고 있는 에픽 메탈 신의 요약으로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는 충분히 공감을 살 수 있는 요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Dragonland의 데뷔작은 딱 그런 느낌이었고, 영 개운치 못한 녹음 상태에 겹쳐 그냥 스치듯 지나간 앨범이었다. 2집 역시 딱히 대단한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다ㅡ물론 곡의 퀄리티나 녹음 상태 등에서 상당히 진일보해 있는 앨범이긴 했지만.ㅡ.
그리고 나서 접하게 된 앨범이 바로 이 앨범, [Starfall] 이다. Dragonland는 [Starfall] 에서 기존의 Dragonland라는 이름으로 정의되던 음악적 지향을 깔끔하게 벗어 던지고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은 깔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흡사 매미의 유충이 거의 몇 년간에 걸친 인고의 세월을 거쳐 나무에 올라 매미로 탈피했다는 느낌이라면 과장일까? 아니, 과장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Dragonland는 [Starfall] 이란 앨범을 통해 그 정도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기본적으로 이들의 멜로디 감각은 가히 살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타이틀 트랙 Starfall에서 뿌려대는 멜로디의 홍수는... 정말 음악적 오르가즘의 극한을 맛볼 수 있을만한 트랙이라고 확신한다. 화사하게 내려앉는 멜로디의 파도는 이들의 음악 자체를 굉장히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으로 채색하고 있다. 기존 Dragonland의 사운드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탈리아 식 에픽 메탈을 떠올리게 했다면, [Starfall] 에서 이들이 취한 변신은 Kamelot의 그것을 연상하게 하는 신비롭고 화려한 감각이다.
이들을 더 높이 평가하게 하는 부분은 역시 이들이 일가견이 있는 심포닉한 송라이팅 역량이다. 이들의 탁월한 역량은 앨범의 마지막 3연작 트랙 The book of shadows를 꼽아야 할 텐데, 심포닉함과 멜로딕함을 동시에 잡아내는 비범한 역량의 표현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흡사 영화의 OST를 연상하게까지 하는데, [반지의 제왕] 같은 웅장함보단, [프롬 헬] 이나 [사일런트 힐] 같은 전개를 연상하게 하는 탁월한 트랙. 정말... 이들은 엄청난 반전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