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밖에 남총각아, 서문밖에 서처녀야, 나물을하라 가자스라
첫달울어 밥을짓고, 두해울어 밥을퍼여
시해울어 밥을묵고, 니해울어 심발하고
다섯해로 울고나니, 먼동이 트는구나
서처녀도 길나서고 남총각도 길나서네
대한산을 올라가니 산세도 요란하다
올로가니 돌도많고 등을가니 바람불고
서처녀손은 남대롱잡고 남대롱손은 서처녀잡고
나물은 간곳이없고 얍살벅을 비여가네
올라가는 올고사리 너라가는 늘고사리
줌줌이 끊아가주 시폭포에 기걸안네
서처녀야 점심묵자 남총각 점심묵자
서처녀밥은 풀어보니 삼년묵은 찹쌀밥에
삼년묵은 더덕지라
남총각밥은 열어보니 삼년묵은 보리밥이요
삼년묵은 덴장이라
서처녀밥은 남총각묵고 남총각밥은 서처녀묵고
점심을 묵고나니 반석도좋고 정자좋다
서처녀야 한숨자자 이불은 없어야
처매벗아 포장치고 꼬장주벗아 요를 하고
김대롱야 동저구리 이불을 덮아씨고
이대롱팔을 비여가주 서처녀가 잠들었네
서처녀야 일어나라 동해동산 돋는해가 일모석양 넘아가네
서처녀보따리 김대롱지고 김대롱보따리 서쳐녀지고
솔안질로 너러오니 밤은점점 야심하다
이밤을 세워보니 부모님싱낙을 어찌받아
우리내외를 삼어보꼬
두수자 하고와여 작별을 하는구나
서처녀눈에도 눈물이요 남대롱눈에도 눈물이라
눈물모아 비가되고 한숨모아 동남풍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