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스물일곱 살
아직 꿈 많은 나이 한 남자를 만나
가진 건 없었지만
둘은 내일을 그렸네
성실함이 밑천이니
미천할 게 없었네
누구나 그렇듯 가난이 결국 죄
방 하나에 작은 두 몸 구겨 넣었네
성실한 남편 하나만 믿고
그녀는 꿈꾸던 어제를
까맣게 잊고 오늘 하루를 살았네
내일은 작은 평화가 오기를
기도하며 눈 감아 잠드네
어느새 태어난 자식이
벌써 두 명 첫째 딸과
둘째 아들 이제 든든해
두 자식 앞에서 그녀는
항상 배불러 다른 반찬보다
김치를 더 좋아한다 말하네
누군가의 딸이었던 여린 그녀는
이렇게 점점 엄마가
되어가고 있네
그녀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욕심조차 없는
바보가 되어가고 있네
언젠가 더 많은 시간 지나면
그대를 많이 닮아가겠죠
거친 이 세상 속에 나 쓰러질 때
나에게 손 내어준 한 사람
내겐 세상 누구보다 예뻤던
어린 꽃잎처럼 아주 여렸던
작은 행복에도 웃음 지었던
나인 많아져도
부끄러움이 많았던
당신은 나의 엄마 나의 첫사랑
주름은 늘었어도
여전히 아름다워
당신은 나의 엄마 나의 첫사랑
머리에 눈이 와도
여전히 아름다워
시간은 흘러 그녀는 이제 중년
가슴에 품고 살던
꽃 한송인 이제 지네
세월 속에 얻은 것은
아픈 몸과 자식 둘 여전히
성실한 남편과 많은 기억들
엄만 행복하단다 걱정은 말아라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단다
갖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는
이름조차 잊고 사는 그녀는 엄마
언젠가 더 많은 시간 지나면
그대를 많이 닮아가겠죠
거친 이 세상 속에 나 쓰러질 때
나에게 손 내어준 한 사람
눈물이 날 것 같아
너무 지친 날이면
내게 세상보다 더 컸던
그대 품 안이 따뜻했던 그 안이
어떤 그 무엇보다 그리워져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매일 수도 없이 했던 말의
그 의미를
언젠가 더 많은 시간 지나서
나도 엄마가 되어 있겠죠
그 때도 나의 곁에 있어주세요
당신을 사랑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