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로맨스

문정민

어느 따사로운 일요일
그대와 걷는 삼청동길에
유난히 사람이 많네요
날을 잘못 잡았나봐요

햇볕이 생각보다 따가워요
다리도 조금 아픈 것 같고
그냥 어디 조용한 카페에서
얘기나 나눌래요?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조금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시원한 바닐라라떼를 마시며
그대와 웃는 게 좋아요
이렇게 한가로운 오늘같은 날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그대와 마주보고 앉아서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즐거운 얘기를 나눠보아요

창 밖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토실토실한 오리같아요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커피는
그대를 닮았네요

평범하고 일상적인 주말이지만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어제와 같다고 투덜댈 수 있지만
별 것 아닌 얘기를 나누더라도
그대와 웃는게 좋아요
이토록 여유로운 오늘같은 날

이렇게 기분 좋은 오늘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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