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님부터 먼저가세요
먼저가세요
다들 나 버리고
먼저 가더니
여기서 또 만났네요
또 만났네요
어차피 기대도 안 했지만
내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뭐 흘러 흘러 가는거라
붙잡고 싶은 맘도 없잖아
이제 슥 보면 딱 알아
예상했던 바와
다 크게 벗어나지 않아
나이는 이상한 구멍으로
쳐드셨던 님들
멍하니 앉아서 있던 내게
손가락질 하면서
안타까운 동정의
눈빛으로 보더니
엿까고 병신들
뭐 다를 바가 없잖아
잘하고 있어도 하라 마라
한번뿐인 인생
도전을 하라 마라
또 수근수근대
수근수근 수근수근수근
또 수근수근대
수근수근 수근수근수근
빈 깡통이 자꾸 깡깡거려
거짓부렁
피차 패까보면 너나 나나
기껏해야 한 끗 두 끗차
한 끗 두 끗차가 만들어낸
무언의 계급 앞에
다들 벌벌 떨어
계속 떨어봐
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님부터 먼저가세요
먼저가세요
다들 나 버리고
먼저 가더니
여기서 또 만났네요
또 만났네요
난 이미 알고 있어 그 바닥
돌려먹기 거침없이
돌려대는 명한만큼이나
텅 빈 지갑
약 치고 이빨 터는
사장님 아이구
열에 아홉 무책임한
뻐꾹이 사기꾼
이제 스스로도 속여
지가 뭘 하는지 지도 몰라
근데 너만 몰라
너가 무슨 대접받고 다니는지
X나 행복한 새끼
알면 암 걸리지
모르는 게 약인
행복한 새끼
행복하니 됐다
축복받은 돼지새끼
짜고 치니 머니 해도
결국 내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오
맨땅에 계속해
머리를 들이미러
박치기치기 박치기
내가 순수해야 되나
아님 내가 순진해야 되나
최면을 걸어
최면을 걸어
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님부터 먼저가세요
먼저가세요
다들 나 버리고
먼저 가더니
여기서 또 만났네요
또 만났네요
뭘 봐 맨 갈 길가 맨
걱정은 마 나에 발걸음에
내 입맛에 맞춘 내 삶
언제나 품위를 갖춘 내 자세
중심을 잡아
내 어깨 위엔
니가 모르는 무게가 날 짓눌러
어디 기댈 곳도 없지
어찌 이래
언제나 high 된 내 기분
날 내버려둬 멀리 피해
쉿 내게 할말 접어둬
지금 매우 바빠
조금 빨리 달렸지
나를 불러 아빠
더 이상 혼자가 아냐
양손을 꽉 잡아
현실을 둘러봐
꿈 많던 청춘
속도는 무의미해
의식했던 전부
지금 니가 거둔 결과도
결국 아무것도
모를 거란 것뿐
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님부터 먼저가세요
먼저가세요
다들 나 버리고
먼저 가더니
여기서 또 만났네요
또 만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