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시

김범수

낯선 너를 보면서
지는 해가 서러워
너무 다른 너와 나
여기까지도 힘들었구나
행복이란 게 너무 어렵다
종이 위에
가득했던
추억조차 의미 없으니
사랑이 서툴러
지우고 또 써 내려가 봐도
텅 빈 가슴엔 남겨진 말 없어서
아프고 아프다
시를 써 봐도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만지는 너구나
특별했던 시작은
보통의 이별이 되었어
평범한 사랑이 더 어렵다
함께 웃고
꼭 껴안고
내 것이던 너는 누구니
사랑이 서툴러
지우고 또 써 내려가 봐도
텅 빈 가슴엔 남겨진 말이 없어서
내 안의 내가 울고 있어
사랑이 서투른 내가
얼마의 눈물과
얼마의 밤이어야 널 지울까
쉽진 않겠지만
온 힘 다해 보낼게
아프고 아파도 보낼게
너를 미워할 거라고
수만 번 다짐한 밤들
그 서툰 시는 모두 끝났어
내가 서툴러
지우고 또 써 내려가 봐도
텅 빈 가슴엔 남겨진 말이 없어서
내 안의 내가 울고 있어
사랑이 서투른 내가
얼마의 눈물과
얼마의 밤이어야 널 지울까
쉽진 않겠지만
온 힘 다해 보낼게
아프고 아프다
시를 써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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