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잔이 울어요
잔 속에선 세상이 울고 있죠
다가간 시간은
구름처럼 흘러가고
떠나간 시간은
노을처럼 번지네요
적어도
이 말이 아파요 난
적어도
하지 말아야 했던 말들이
적어도
하지 말아야 했던 일들이
그대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길어져요
네모난 창이 울려요
영화처럼 커다란 추억이죠
함께 한 시간이
무지개로 뜰 수 없게
멀어진 시간이
장마처럼 안 그쳐요
적어도
이 말이 아파요 난
적어도
하지 말아야 했던 말들이
적어도
하지 말아야 했던 일들이
그대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길어져요
설렜는데 기뻤는데
아니 믿었었는데
그 흔한 생각 날 잡고 흔들어요
적어도 한 번 더
마주칠 수 있을까
적어도 한 번 더
얘기할 수 있을까
그 생각들이 매일 날 가둬요
적어도
이 말이 슬퍼요 난
적어도
내게 허락된 추억보다 더
적어도
내게 허락된 미련 한 줌이
커다래서
난 그댈 이길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