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좋아 저래도 좋아
뜨거운 한낮의 온기를 머금고
손짓하는 너
누구보다 뚜렷하고도
투명한 색을 가진 너
이토록 탐스러운
널 단숨에 낚아채
한 입 베어 물고파
툭 땅으로 떨어지면
내가 아무도 모르게
내 품 안에 가둬
집으로 데려올 텐데
천진한 얼굴로 내 머리 위에
매달려 있는 너
그래 내가 졌다
이래도 좋아 저래도 좋아
내려와 이제 이리 와 놀자
더 이상 얌전하게 앉아
참아내기 어려울 것 같아
넌 이런 나를 가지고
감히 숨바꼭질을 시작하려 해
그러지 말고 이리 내려와
날이 좋다 잠이나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