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랜 옷을 벗은 저 나무처럼
나도 너를 벗을래
여름내내 무겁던
너의 기억들을
하나둘씩 놓아 버릴래
함께 걷던 거리엔
시린 공기가 모여
텅빈 바람만 남아
날 감싸 안아줘 oh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이별일 뿐인데
참 유난스럽게
추위에 떨고 있어
누구도 채울 수 없는
니 빈자린 더 따듯해
차가운 눈이 내려도
녹아서 사라진다
얼음처럼 차게 마음을 얼려
영원히 간직한다고
이 눈물이 그칠까
다가올 봄날이
날 피해갈까아니
다 부질 없는 일 oh
너 떠난 자리에
남아있는 온기
다 사라져 버리면
남이 되는 거겠지
정말 남인거겠지
싸늘한 너의 체온만을
느끼고싶은데
내 생에 두번은 없을
사랑이었는데
참 바보스럽게 너를
잃어 버렸어
내 생에 다시는
못 볼 너란 걸 알지만 아직도
행여나 하는 마음에
하루 더 살아진다
오늘이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