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지워버렸던 너의 번호가
아주 평범한 저녁 무렵
갑작스럽게 태연히 울려
다시 한번 니가 맞는지
확인해보다가 크게 심호흡하고
잠시 뜸을 들이고
조금 바쁜 척을 하면서
무심했던 것처럼 웬일이냐며
툭 던지듯이 차갑게 말을 했어
집에 돌아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그냥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많이 바쁜 거 같은데
다음에 한다고 미안해 하는 너
문득 내가 더 미안해
사뭇 달라진 느낌에
뭔일이라도 있 있는지
그 동안 널 잊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마음에도 전혀 없는 소릴
또 한참 하다가 기다렸던
버스가 도착했는지
끊으려는 순간에 ‘꼭 한번 보고 싶었어’
너의 그 한마디에
사실 나도 정말 힘들었었어
전혀 약속 같은 건 하지 않았어도
숨이 찰 때까지 달려간 곳엔
니가 그대로 서있어 시간이 멈춘 듯
그때 그 자리에 문득 가슴이 아파와
사뭇 달라진 느낌에
뭔일이라도 있 있는지
그 동안 널 잊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마음에도 전혀 없는 소릴
또 한참 하다가 기다렸던
버스가 도착했는지
떠나려는 순간에 ‘꼭 한번 보고 싶었어’
너의 그 한마디에 사실
나도 정말 힘들었었어
왜 그때 못 잡았을까? 왜 그냥 보냈을까?
그때가 우리 마지막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