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내리던 날

산울림


혼자서 철길 따라 걸었지요

내리는 빗속이라 그랬는지

견디기 힘들었던 슬픔들이

차분히 가라앉는 듯했어요

이제는 옛이야긴 잊을 테야

다시는 바보놀이 안할 테야

이렇게 되뇌이며 걸었지만

다시 또 떠오르는 그 모습이

촉촉히 젖어드는 땅을 보며

발끝의 물방울을 바라보며

잊으려 발길 따라 걸어봐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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