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흘러가네
날씨는 제법 쌀쌀해
말로만 듣던
우리 둘 사이의 권태
어쩌면 나이테
우린 지겹도록 많이 싸웠지
자연스러운 일
상처되는 말들로
얼룩져 버린 도화지
내가 다 미안해
맘에도 없는 말들은
어색해진 우리 대화를
끝내기에 충분해
이젠 하루쯤 연락 안 돼도
뭐 괜찮아
믿음이란 핑계로
모든 게 다 해결되잖아
설렘이 지난 감정엔
흉터만이 남아
익숙함에 또 다시 네 손을 잡아 girl
그래도 어쩌겠어 너 밖에 없다고
약속한 내가 미안해서
표정 없이도 웃고 있는 이모티콘
오늘도 거짓말을 해
나는 피노키오
빛이 없는 터널 속에
갇힌 우리 관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답은 없는 듯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우리
언제부터였을까
끊어진 너와 나의 고리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권태라는 우리 둘 사이에
설렘 없는 나이테
또 한 걸음 뒤로 걷는 건지
아님 추억 속에 머문 채
멈춰 있는 건지
싸움 뒤 화해
남녀 사인 다 이래
창 안에 담아낸 우리 모습은
어쩌면 편안한 친구 같기도
아니면 이별을 앞에 둬
서먹한 연인 같기도
하지만 우린 몇 년째 맺은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지
넌 어때
무미건조한 대화 틈에
섞일 리 없는 공기
손 끝에 아등바등 매달려 있는
너의 온기
소음이 걷힌 뒤 가라앉는 정적
얼굴이 닳도록 서로를
빤히 바라봤던 우린
어느새 창 밖으로 눈을 둔 뒤
깨지 못하는 침묵
침묵 뒤에 깊은 한숨을 쉬고는
어렵게 뱉은 말
집에 가자고
오늘 밤은 왠지 가는 길이
꽤 길 것 같아도
뭐 어쩌겠어 이걸 견디는 게
정답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둘 사이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권태라는 우리 둘 사이에
설렘 없는 나이테
또 한 걸음 뒤로 걷는 건지
아님 추억 속에 머문 채
멈춰 있는 건지
건조하게 울리는 사이렌
대화보단 변화가 필요해
우리 사이엔
익숙함이란 먼지가 낄 때부터
마주보고 숨쉬는
공기마저 무거워
관심조차 없어서
이젠 내 하루에선
너의 존잰 옅어져
먼저 연락하는 일도
없지 점점 멀어져
어쩌면 우리도 밟고 있는 거야
남들과 다르다던 우리도 똑같아
현실인 거야
긴 인연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 번 니 손을 쥔
내 마음은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보험 같은 존재
모험 같은 관계에
다시 뛰어 드는 건
피곤함이라는 걸 아는데
Where we go
강산도 변하는데 우리라고
뭐 어쩔 수 있겠어
내 손을 잡은 지금
너의 기분은 어떠니
텅 빈 마음 뿐이던
요 며칠부터 여전히
시간은 흘러가네
날씨는 제법 쌀쌀해
말로만 듣던 우리 둘 사이의
권태 어쩌면 나이테
검게 그을린 밤에
우린 멀어져 가네
손 인사 뒤로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보네
안녕이란 흔한 말도
무거워 뱉지 못해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권태라는 우리 둘 사이에
설렘 없는 나이테
또 한 걸음 뒤로 걷는 건지
아님 추억 속에 머문 채
멈춰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