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의 외로움은 가을로 시작된다.
혼자 마시는 커피에도
스스로 추락하는 낙엽에도
창 밖을 지나는 스산한 바람에도
외로움을 배어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왜 노래를 하며
나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수 많은 질문들이 바람처럼 다가온다.
혼자 걷는 가을 거리.
어디선가 따뜻한 커피 내음에도
스스로 추락하는 낙엽에도
어깨에 내려앉는 스산한 바람에도
그 해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문득 거리는 매우 낯설다
방송국, 스튜디오, 스포트 라이트,
플래시....에 익숙해진
나에게
거리는 갑자게 매우 낯설다.
나의 방, 나의 옷, 나의 차.... 나만이
세계 밖에 모르는
나에게
어쩐지 거리는 매우 낯설다.
오랫동안 잊어 버렸던
보통사람들의 거리가
왜 나에게는 이렇게 생소한 것일까.
아아, 왜 나는 노래를 하며
음악은 내게 무슨 의미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에 잠겨 걸어가는 이 가을 거리에서
누군가 날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한다.
'어머, 저 여자 이선희 닮았어 !'
생각에 잠겨 걸어가던 내 발걸음을
한 순간 갑자기 멈추게 하는 그 말
'어머, 저 여자 이선희 닮았어 !'
그렇다, 나는
이선희를 닮은 것이지
이선희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선희는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