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모든 것이 스러져
부조리한 듯 보여도
보이는 건 모든 것이 돌아서
돌려 세워도 아무 것도
늘 다니던 길에
허름했던 태양도 뜨지 않아
돌아가도 달라지는 건 없어
그 때 그 길에 돌아가도
그 거리에 꿇어
남의 태양을
도려내고 빈 곳엔 구토만이
캄캄하게 드리운
빨갛게 쳐다보는
어둠 속에 모든 것이 스러져
작은 기쁨도 남김없이
시간 속에 기억조차 굽어져
지평선 위에 멎은 채
누구에게라도
다시 누구에게도 돌아오지 않아
캄캄하게 드리운
빨갛게 쳐다보는
뱉어낸 것들의 가시밭 무덤에서
게워낸 것들의 더러운 물에서
남은 시간은 느려진 죽음의 길
검은 바닥을 향해 내려가
돌아갈 기회는 없어
고통의 완성이란 존재하지 않아
구원은 남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