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레이지본(Lazybone)
앨범 : Lazy Diary

우연히 열어본 일기장 속
한 소년의 작은 이야기들
쑥스럽고 부끄럽던
애숭이 같은 사랑들
뜬금없는 얘기만 했던
어설펐던 시간들
일기장 수십장을 가득 채운
촌스러운 너의 이름들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기다렸지
내 평생 잊지 못할 밤이 됐지
밤새도록 잔인하게 비가 내렸지
이별하면 아프다던데 앓아 누웠지
기억들은 빛바랜 사진처럼 흐려져
하지만 추억엔 유통기한이라곤 없어
오늘 밤은 그날의 달빛 아래
추억의 잠에 빠져드나
난 꿈 속에서 너를 찾아
추억들은 날 웃게 하나
손만 잡고 달만 바라봤던
놀이터 벤치의 시간들
레몬향이라곤 없었던
쑥쓰러웠던 첫키스
지금은 녹슬어버린
니가 준 수줍은 은색반지
너에게 선물했던
초라하기만 한 나의 선물들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기다렸지
내 평생 잊지 못할 밤이 됐지
밤새도록 잔인하게 비가 내렸지
이별하면 아프다던데 앓아 누웠지
기억들은 빛바랜 사진처럼 흐려져
하지만 추억엔 유통기한이라곤 없어
오늘 밤은 그날의 달빛 아래
추억의 잠에 빠져드나
난 꿈 속에서 너를 찾아
추억들은 날 웃게 하나
놀랍게도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고
너도 어디선가 어여쁜 숙녀가 되어
살아가겠지
너의 얼굴을 기억하려
흰 종이에 그려보지만
내 눈앞에 펼쳐진 얼굴
처음 보는 낯선 아가씨의
징그러운 미소만
난 꿈 속에서 너를 찾아
추억들은 날 웃게 하나
난 꿈 속에서 너를 찾아
추억들은 날 웃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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