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만나는데

장영찬

(아니리)
이렇듯 설리울제 때마침 관장이 지내노라고 예이끼루 물렀거라 에이끼루, 심봉사 좋아라고 옳지 인제 내가 살었다. 어디서 관장이 지내나보다 관은 민지부모라 니 내가 떼를 한번 써 보리라. 벌거벗은 알봉사가 두손으로 앞 가리고 앙금 앙금 들어 가며, “아뢰어라 아뢰어라 급창아 아뢰어라. 지나가는 봉사로서 배알차로 아뢰어라.”
행차가 머물드니,
“그 어데 사는 소경이며 어찌하여 의관 의복을 훨씬 벗었으며 무슨 말을 하려는고.”

(중모리)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이 사옵기는 황주도화동 사옵난디 황성잔치 가는 길에 하도 날이 더웁기로 저 곳에서 목욕허다 의관 의복을 잃었아오니 진소위 주출망량이요 진퇴유곡이 되었으니 찾어주고 가시든지 옷을 한벌 내어 주고 가시든지 별반처분 허옵소서.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라 하였으니 태수장 덕택에 살거지다.

(아니리)
태수 칙은히 여겨 네 여봐라 의롱 열고 의복 한벌 내어 주고 교군 불러 너는 수건써도 탈 없으니 갓 망건 벗어 소경 주고 수로 불러 노비까지 내어 주니,
“은혜백골난망이오. 그런디 그 무상헌 도적놈이 저 은삼동 담뱃대까지 가져 갔오.”
태수 허허 웃으시며,
“그러면 어쩌란 말인고.”
“그저 그렇단 말이지요.”
“대와 담배까지 주어라.”
백배하직허고 낙수교 얼른 건너 녹수정을 지낼적에 부인들이 방아를 찧노라고 히히 웃음소리가 야단이로구나. 심봉사 그곳을 지낼적으 공연히 봉사에게 농을 청하것다.
“근래에 봉사들 한시 재수든고. 저 봉사도 황성잔치 가는 봉사제. 저렇게 무심히 갈 것이 아니라 방애나 좀 찧어 주고 가지.”
“공연히 방애를 찧어 줘.”
“방애 찧어 주면 밥 떡 술 담배까지 주지요.”
“그래 일포식도 재수라고 한번 찧어 볼까.”
“여보시오 우리가 방애를 찧되 망로이가란 말이 있으니 방아소리를 맞혀 가며 찧읍시다.”
심봉사가 선소리를 맞어 가며 찧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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