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타작소리

임석재

5. 보리타작소리

1966년 8월 15일 / 전남 해남군 우수영
전춘봉, 남 55세

이 보리타작 노래는 해남 우수영에서 농부들이 부른 것입니다. 타작을 할 때는 넓은 마당에 곡물을 가득히 깔고 많은 인원이 양편으로 갈라 맞대서서 도리깨로 보리를 내려칩니다. 한편이 도리깨를 내려치면 상대편은 높이 올려들고 한편이 내리쳤던 도리깨를 다시 들어올리면 그 때 다른 편이 내려치는 식으로 타작을 하지요. 여럿이 동작을 맞추고 흥을 돋우기 위해 보리타작 소리를 합니다. 이 작업은 한꺼번에 큰 힘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똑 같은 동작을 장시간 해야하기 때문에 아주 고된 일입니다. 또 곡물을 두드릴 때 일어나는 먼지가 아주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보리타작때에는 보리알에 붙은 껄끄러운 수염이 가루가 되어 타작하는 사람의 온몸에 드러붙어 몹시 따갑습니다. 그래 ‘학질을 앓으면 알았지 보리타작은 못할레라”하는 말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흔히 아시는 옹헤야는 경상도의 보리타작 소립니다. 콩타작도 똑같이 하지요 가사는 별 내용이 없고 일하면서 느끼는 것을 그대로 부릅니다. 못하겄네 못하겄네 하는 것은 힘드니까 그냥 집어넣은 소리지요. 술 한잔 먹고 하자고.

아하라 허허화요 아하 허라 허허화요
쌀보리나 늘보리나 늑실늑실 때려주소
아하 허라 허허화요
돌아왔네 돌아왔네 농방시절이 돌아왔네
아하 허라 허허화요
바람아 퉁텡 부지 마라 춘풍낙엽이 떨어진다
아하 허라 허허와요
저 건너 갈미봉 비묻어 온다 우장 씨고 어서 하세
아하 허라 허허화요
잘도 합니다 잘도 합니다 우리 농부 잘도 합니다
아하 허라 허허와요 아하라 허허화요 아하라 허허화요
물푸는 소리 톰방톰방 나라 손질 간신이로다
아하 허라 허허와요
못하겠네 못하겠네 아무리 하여도 못하겠네
아하 허라 허허화요
저 놈의 가시낙 눈매 보소 겉눈 감고 속눈 뜬다
아하 허라 허허화요
내노시오 내노시오 술 한잔을 내노시오
아하 허라 허허화요
술을 먹고 어서 하여 마당것을 치웁시다
아하 허라 허허화요
다 되었구나 다 되었구나 이놈 보리가 다 되었네
아하 허라 허허화요
여기도 싣고 저기도 싣고 우리가 옷을 입어 보세
이하 허라 허허화요
잠을 자야 일을 하지 어서 어서 가입시다
아하 허라 허허화요
“잘 몽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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