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해치

안예은

경복궁과 함께 태어난 나는 메롱해치라 합니다
미소로 가득한 600년을 지금 나누어 드릴게요

백악산 큰 바위 강산풍월부터
작은 꽃망울까지
하루 종일 눈에 담고 또 담아도
부족하기만 한 아름다운 나날들

함께 걸어봐요
발맞추어 함께 거닐어요 손을 잡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별들이 속삭일 때도
나는 잠들지 않아 항상 여기 있어 언제나

연못가 수놓은 오리들의 노래
기린과 금손이 도
매일 봐도 마냥 곱고 고운 궁궐
지겹지가 않은 아름다운 나의 집

함께 걸어봐요
발맞추어 함께 거닐어요 손을 잡고
소리 내어 웃을 때도 가끔은 눈물지어도
나는 잠들지 않아 항상 여기 있어 언제나

(함께 걸어봐요
발맞추어 함께 거닐어요 손을 잡고)
세월 흘러 언젠가 그대가 나를 떠나게 된대도
나는 잠들지 않아 항상 여기 있어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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