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도솔천아 - 김승일
00;14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선말 고개 넘어 간다
자갈길에 비틀대며 간다
도두리 벌 뿌리치고 먼데 찾아 나는 간다
정든 고향 다시 또 보랴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이깟 행차에 흥 난다고
봇짐 든든히 쌌겄는가 시름 짐만 한 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길을 막는 새벽 안개
동구 아래 두고 떠나간다
선말산의 소나무들 나팔소리에 깨기 전에
아리랑고개만 넘어가자
01;37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행로 홀로 떠돌아 간다
졸린 눈은 부벼 뜨고 지친 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드메냐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등 떠미는 언덕 너머 소매 끄는 비탈 아래
시름짐만 한~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풍우설운 등에 지고
산천 대로 소로 저자길로
만난 사람 헤어지고 헤진 사람 또 만나고 애고, 도솔천아
03;05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노을 비끼는 강변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딜 가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빈 허리에 뒷짐 지고 나나나...
선말 고개 넘어서며 오월 산의 뻐꾸기야 애고, 도솔천아
도두리 벌 바라보며 보리원의 들바람아
애고, 도솔천아 애고, 도솔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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