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움쿰의 빛

곽성삼

산등성이에 걸린 해
하늘가를 적시며
슬프도록 붉게 타는건
슬픈 기억의 덫에 걸린
방랑자의 운명 같구나
나뭇가지에 걸린 달
가슴앓이 하는듯
시리도록 하얗게 타는건
잃어 버린 사랑을 찾는
방랑자의 영혼 같구나

그러나 노을은 덧없는 인생을 알게 하고
천둥처럼 소리없어도 지친 길 위로하지
의미도 알지 못하고 일렁이는 강물에
새와 꽃이 생명 얻듯이
스스로를 위한 노래여
한 웅큼의 빛이었으면

<간주>

그러나 달빛은 하늘의 저편을 보여주고
사랑한단 말 못해도 고운 길 가게 하지
의미도 알지 못하고 불어대는 바람에
숲이 저리 춤을 추듯이
길가에 던져진 노래여
한 웅큼의 빛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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