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의 생애라도 들추어보면
설레이고 서글프지 않으랴
가장 기쁘고 가장 아픈 저마다의 사연들
모든 스치는 날의 슬픔과 은밀한 사랑까지
목청 높여 얘기하는 우리들
겉장이 뜯겨진 오래된 소설처럼
우리 모두는 쓸쓸한 시간과 한숨 짓고
가슴 뛰던 기억, 하나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꽃잎처럼 세월의 책갈피에 넣어 지니고 있지
남의 말 들어줄 여유도 없이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분주하게 지나가는 시간들
순하며 비굴하지 않아, 투명한 노래처럼
아름다운 날이 바로 오늘이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으로 지나는 하루
그 누구의 생애라도 들추어보면
설레이고 서글프지 않으랴
그 페이지마다에 내
눈물 떨구고 한숨 지으며
눌러 넣었던 꽃잎 때때로
화르르 쏟아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