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 꽃 지던 삼성동, 웨딩드레스

에피톤 프로젝트
앨범 : 1229
작사 : 에피톤 프로젝트
작곡 : 에피톤 프로젝트
편곡 : 에피톤 프로젝트

벚꽃이 한창지고 있었던 삼성동 봉은사 사거리
아직 결혼식까진 시간이 꽤 많이 남았었다

`사진이나 찍자`
이 곳, 서울 특히나 무역센터에서 봉은사까지
도시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동네라 생각하면서,
연인들의 모습, 꽃이 피었다가 이내 져가는 모습,
새싹이 돋아나던게 엊그제 갔더니,
어느새 잎이 피어나는 광경

그 사람의 결혼식, 언젠가는 하겠지, 하겠지 생각했었다
고등학교 때 부터, 대학을 졸업하는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내게 순수함이 뭔지, 낭만이 뭔지,
열정이 뭔지 보여준 그 사람
`다행이지, 그 사람이 첫사랑인게`

"야! 유경이 왔다, 유경이 왔어!"
호텔 그랜드볼룸 입구 들어섰더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다들, 이제는 어른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결혼식장에서의 풍경

그럴싸한 정장,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모습,
나는 어디있을까?
온통 분홍색으로 수놓여져 있는 이 곳,
테이블매트, 의자, 심지어 꽃들까지, 정말로 결혼이구나

신랑이 입장한다, 그 사람이 들어온다
짖?은 동기 녀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난리를 치고
그 사람, 정말로 여전하게도 보기 좋게 웃는다

신부가 입장한다, 그 여자가 들어온다
현악4중주와 피아노가 입장에 맞추어 음악을 연주한다
웨딩드레스, 빛나는 모습, 정말로 너무 아름답구나

`그래, 내가 아니여서, 다행이야`
예식이 끝나고, 간단히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눴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 적당한 대화, 적당한 웃음
"어이, 쩡~ 첫사랑 결혼하니까, 어때?"
와인을 얼마나 마셨는지, 얼굴이 벌겋게 핀 녀석,
짖궂은 농담섞인 말에도 그렇게 적당히 웃어 넘긴다

사람 많은 토요일 오후, 2호선 삼성역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전부 어디서 있던걸까?
그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필름처럼

"아저씨, 경복궁역 한 장이요"
그 사람과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던 데이트 장소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내 품에 안겨 울던 그 사람
헤어진 여자친구가 생각난다며,
징징거리던, 어린애 같던 그 사람
티셔츠가 당신 눈물로 다 젖었던걸, 그 사람 기억이나 할까?

과거를 떠올리는 동안, 열차는 교대역에 가까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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