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프러시안 블루
앨범 : Prussian Blue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노랠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 줄 바다를 건널거야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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