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 산
-신동문
우산은 비가 내리는 대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젖어 있는 마음은 언제나 우산을 받는다.
그러나 찢어진 지(紙)
우산 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젖어만 있다.
더구나 웃음이나
울음의 표정으로 인간이 누전되어
몸속으로
배어 올 때는 손 댈 곳 발 디딜 곳 없이
지리저리 마음이 저려 온다.
눈으로
내다보는 앙상한 우산살 사이의
하늘은 비가 오나 안 오나
간에 언제나 회색진
배경인데
그런 기상이 벗겨지지 않은 것은
떨어진 마음을
마음이 우산 받고 있는 길이라 내 손도
누구의 손도 어쩔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