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나무꾼 노총각
한명이 살고 있었는디
얼굴도 못생긴
노총각이렸다
이 노총각
38년 동안
여자 손목이라고는
엄마 손목 밖에는
잡아본 적이 없는
순진하고도
불쌍한
노총각이었던가 보드라
우리의 노총각
오늘도 나무를 한 짐
짊어지고선
땀을 뻘뻘 흘리며
신세한탄을 해보는디
아이고
난 이거 언제 나무 많이해서
돈 많이 벌어가지구
예쁜 여자한테
장가를 가나요
하며
한 숨을 푹
쉬고 있을 적에
그런데 마침
저기
저기
저기
멀리서
빨그라난
댕기 하나가
오잉
나풀
나풀
나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씨구
아 그래서
저것이 무엇인고 하며
가만히 살펴보니
아닌게 아니라
어떤 곱디고운 처자가
나물을 캐러 왔구나
때는 어느 때 인고 하니
산이며
들이며
온갖 산나물들이
돋기 시작하는
봄이었던가 보드라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나물 캐는
저 처자
한 번씩
날 쳐다보네
나물 캐는
저 처자
고운나물
찾고있네
어여쁘다
그 손목
나무하던
노총각은
싱숭생숭
어떡하나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오허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오허
어드로갈꼬
그런데 이 처녀도
나무꾼 노총각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던
것이었다
얼씨구
걸렸다
지지배배
우는 새 뭘
알고나
우는 건지
이리저리
짝지어 노네
저기저기
이보오
나물 캐는 처자여
나물만 뜯지 말고
이내 맘도
따 주면은
안 될런지
빨리 따줘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오허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오허
어드로갈꼬
당신이
요리 오게
임자가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요리 오게
어머나
요 덤불
조 덤불
이리저리 헤치고서
내가 나오던
조그만 구녕으로
쏙 나오게
오솔길 비탈길
이리저리 올라오다
내가 나오던
둥치 사이로
쏙 나오게
수풀은
우거지고
얼씨구
좋다
얼쑤
이리 저리 봄바람 불고
살랑살랑
나무하던 노총각
에흠에흠
기침하며
나물 캐던 처녀의
손목을 덥석
악
못 참겠다
어머나
요 덤불
조 덤불
이리저리 헤치고서
내가 나오던
조그만 구녕으로
쏙 나오게
오솔길 비탈길
이리저리
올라오다
내가 나오던
둥치 사이로
쏙 나오게
어드로갈꼬
어드로갈꼬
오허
어드로갈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