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몹시도 불던 날
너와 나 나란히 앉아서
가만히 숨죽였던
그 날 밤을 잊었다면
그건 거짓말이지
세느강 달빛이
온몸을 덥히고
두 눈을 감고서
네 품에 속삭여
저 물결 소리에
함께 춤추지 않을래
모래가 고와서
맨발이면 더 좋을 거야
흔들리는 눈빛을 느끼고
하나씩 어긋나는 것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단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끝나 있었지
삭막한 풍경도
애틋한 인사도
무엇도 없었던 마지막 일요일
서투른 마음과
하염없었던 쓸쓸함
조금 더 아프면
어제보다 나아질 거야
추억의 절반은
달콤한 마카롱
나머지 절반은
씁쓸한 에스프레소
때로는 아릿한
신맛이 나는 레드 와인
짭짤한 인생의
바다 위에 난 춤을 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