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함께 있어도 쓸쓸한 걸까
널 보고 있어도 허전한 걸까
짙은 안개 속에서도
거친 비바람으로도
메마른 네 눈동자를
전혀 숨길 수가 없어
차라리 처음부터 난
혼자였었더라면
이렇게나 슬프도록
외롭지는 않을 텐데
왜 함께 있어도 쓸쓸한 걸까
널 보고 있어도 허전한 걸까
나보다 앞서 걸어가는 뒷 모습
자꾸 멀어져가 담을 수도 없어
내 눈 속에
이젠 흐릿해진 눈 속에
나를 담을 자리가 남지 않았어
너의 따스한 눈빛도
이젠 다시는 볼 수 없어
왜 함께 있어도 쓸쓸한 걸까
널 보고 있어도 허전한 걸까
더 이상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엔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 걸
난 알고 있어
왜 함께 있어도
널 보고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