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왕자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행복한 왕자

“왕자님, 저는 친구들이 있는 남쪽 나라로 가야해요. 안녕히 계세요!”
“제비야, 하룻밤만 더 있어 주렴. 저기 다락방에 추위에 떨며 글을 쓰는 젊은이가 있어.”
“안 돼요. 지금쯤 친구들은 따뜻한 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미안하다. 오늘 하루만 더 도와줘.”
왕자가 간절히 부탁하자 제비는 거절할 수 없었어.
“또 루비를 가져다줄까요?”
“아니, 이제 루비는 없단다. 대신 내 눈에 박힌 사파이어를 가져다주렴.”
“그럴 수 없어요. 왕자님의 눈을 어떻게 뽑아요?”
“나는 괜찮아. 제발 부탁이니 그렇게 해 다오.”
할 수 없이 제비는 사파이어를 뽑아서 다락방으로 날아갔어. 다락방의 젊은이는 엎드려 울고 있었지. 제비는 그 앞에 사파이어를 떨어뜨렸어. 사파이어를 발견한 젊은이는 사파이어를 꼭 쥐고 말했어.
“아, 계속 글을 쓸 수 있겠어. 감사합니다!”
젊은이가 진심으로 기뻐하자 제비 마음에도 기쁨이 가득했단다.
다음 날 제비가 말했어.
“왕자님, 이젠 정말 떠나야 해요. 안녕히 계세요.”
“제비야, 딱 하룻밤만 더 있어 줘. 부탁이야.”
“안 돼요. 곧 눈이 내릴 거예요. 전 정말 가야해요.”
“제비야, 저 거리에 가엾은 성냥팔이 소녀가 있단다. 저 소녀에게 남은 사파이어를 가져다주렴.”
왕자의 간절한 부탁에 제비는 떠날 수 없었단다.
“하룻밤은 더 있을 게요. 하지만 왕자님의 눈을 뽑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왕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어. 제비는 하나 남은 사파이어를 뽑아 소녀에게 날아갔단다. 제비는 소녀의 손바닥에 빛나는 사파이어를 떨어뜨려 주었어.
“어머, 정말 예쁜 돌이잖아!”
소녀는 사파이어를 꼭 쥐고 집으로 달려갔어.
왕자 곁으로 돌아오던 제비는 두 눈이 없어진 왕자의 모습을 보았어. 제비는 왕자를 보며 조용히 말했단다.
“왕자님, 백성들을 위하시느라 앞을 못 보게 되었으니 이제부턴 제가 늘 곁에 있을 게요.”
“안 돼. 제비야. 넌 날씨가 추워지면 죽게 되잖아. 어서 빨리 따뜻한 곳으로 떠나렴.”
“아니에요. 제가 왕자님의 눈이 되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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