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프게 너를 보내 놓은
이 밤 청승맞은 비가 와
한 쪽 어깨 젖는다
너의 크기만큼 젖는다
현관 도어락 번호가 날 울리고
천둥 번개 소리가
날 웅크리게 만든다
벌써 후회가 돼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는
그림자 만이 있었네
말이 없어도 좋아
내도록 슬픔만 흘리게
젖은 옷은 내일이면 마르겠지
젖은 눈도 그럴까
너의 옆에 눕는다
아니 너의 자리였었던 그 옆
서랍 속엔 나와 너의 편지가 있네
서로 나눈 글들이
가시가 되어 찌른다
벌써 후회가 돼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는
그림자 만이 있었네
말이 없어도 좋아
내도록 슬픔만 흘리게
마음 아프게 너를 보내 놓은
이 밤 청승맞은 비가 와
한 쪽 어깨 젖는다
너의 크기만큼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