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도 않고 들을 수 없지만
그저 태연하게 흐르는 그대여
나 잊어야할게 너무나 많은데
오늘은 어찌 잔인하게도 느린가요
태엽과 바늘을 두르고
내게 나타나줘요
그대가 어디로 얼마나
빨리 가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줘요
사람들은 항상 이 답답함을
당신이 모두 해결한다던데
내 눈을 비틀어 눈물을 그대에게
스미게 할테니 그대 가는 곳에 데려가요
태엽과 바늘을 두르고
내게 나타나줘요
그대가 어디로 얼마나
빨리 가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줘요
그대에게 맡긴 슬픔이 무겁나요
그래서 조금은 더딘가요
조금은 도려내어 버려도 좋아요
태엽과 바늘을 두르고
내게 나타나줘요
그대가 어디로 얼마나
빨리 가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