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떻게 살아온들
달라질 게 없는 듯
좀 이상한 얼굴을 하는
넌 들판에 펼쳐져있는
작은 풀잎들처럼
몸을 숙인 채 조용히 조용히
넌 너만의 길을 걷듯
단단한 발걸음을
한 발씩 내딛어서 걸어가
넌 주변을 초라하게 해
사람들이 부러워해
너같이 되고 싶어해
나도 그래
이래도 살아진단 걸 안 이후론
대담히 보폭을 늘려 빠르게 달려 보았어
그래도 살아지는 걸 본 이후론
남은 게 궁금하지 않게 돼 버린 거야
넌 주변을 초라하게 해
사람들이 부러워 해
너 같이 되고 싶어해
나도 그래
넌 저 들로부터 기원한
수많은 역사들과
죽고 살아난 사람들의 손짓들
넌 우리가 세운 세계
우리로 인한 결과
그것이 펼쳐진 들 저기 들
넌 꽃이 피어있는 들
널 사랑해온 그들
나는 알 수 없는 그늘 속 그들
넌 주변을 초라하게 해
사람들이 부러워 해
너 같이 되고 싶어해
나도 그래
이래도 살아진단 걸 안 이후론
대담히 보폭을 늘려 빠르게 달려 보았어
그래도 살아지는 걸 본 이후론
남은 게 궁금하지 않게 돼 버린 거야
무수한 시간이 이미 흘러간 저 들엔
수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온 저기 저 들엔
이토록 짧은 날을 살고도 살아갈 저 들엔
내 곁에 너는 역시나 이상한 표정 지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