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엔
아무렇지 않게 눈을 떠
사랑한 네가
하루 종일 내려 오니까
비가 오는 날엔
아무렇지 않게 불을 꺼
더욱 선 명하게
젖어가는 맘을 보려고
있어 지금도
내게 가까이
다가 가도 소리 없이 떠나 가지만
있어 지금도
내게 수많은
아름다운 기억들이 괴롭혀
네가 없는 날엔
아무렇지 않게 눈 감아
살아가는 게
아무 소용 없어지니까
네가 없는 날엔
아무렇지 않게 불을 켜
더욱 선 명하게
떠나버린 너를 보려고
없어 이젠 더
내게 사라져
희미 하게 떠올릴 수도 없는 걸
없어 이젠 더
홀로 버려져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