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물망초를 들곤 너가 말했어
상쾌한 바람 흩날리는 머리
환하게 웃었던 그날
어느덧 다시 오뉴월이 돌아와
꽃집들에서 푸른색이 보여
늦은 봄의 주문에 제대로 걸려서
너에게 했어야 할 말이 아직도 떠올라
다시 또 그날로 돌아가
다시 또 너와 마주 앉아
다른 말을 네게 했었다면
텅 비어있는 내 마음속의 빈자리가
너와의 시간으로 채워질까
살며시 손을 잡아보고
살며시 너를 보곤 웃고
솔직한 마음을 말해도 될
행복한 기억이 남아 있었을까
너도 날 잊지 않아 떠올려줄까
물망초를 들곤 문득 생각해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결국 아무것도 안 해서 후회하는 거야
다시 또 그날로 돌아가
다시 또 너와 마주 앉아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면
텅 비어있던 내 마음의 약한 모습이
너와의 시간으로 바뀌었을까
살며시 손을 잡아보고
살며시 너를 보곤 웃고
좋아한다는 걸 말해도 될
행복한 나날이 계속 있었을까
사실은 너도
알고 있었을 거야 참 내가
서툴렀던 처음들뿐이니까
나를 잊지 말아 줘 라던 그 꽃말처럼
말하고 싶었어 네게
다시 또 그날로 돌아가
다시 또 너와 마주 앉아
좋아한다는 걸 말했다면
후회만 하던 내 얘기의 슬픈 결말이
해피엔딩 그곳으로 갔을까
살며시 손을 잡아보고
살며시 너를 보곤 웃고
소설 같은 날을 보내도 될
행복한 기억이 행복한 나날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