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 젖 동냥〜삼배전대

정회석, 고수 조용복
앨범 : 정회석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완창

[아니리]
동내 사람들이 만류하며, “여보시오 봉사님 사자는 불가부생이라 죽은 사람 따라가면 저 어린자식을 어쩌시랴오? 어서 어서 가옵시다.” 심봉사 할릴없이 동인들게 붙들리어.
[중머리]
집이라고 돌아오니, 부엌은 적막허고, 방안은 탱 비었난디. 심봉사 실성발광 미치난디, 얼사덜사 춤도 추고, 허허, 웃어도 보고, 지팽막대 흩어 짚고 이웃집 찾어가서, “여보시오, 부인님네 혹 우리 마누라 여기 안왔소?” 아무리 부르고 다녀도 종적이 전혀 없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부엌을 굽어보며, “여보, 마누라. 마누라!” 방으로 들어와서 쑥내 향내 피워 놓고 통곡으로 울음을 울 제. 그때의 귀덕어미 아애 안고 돌아와서, “여보시오, 봉사님. 애를 보드래도 그만 진정하시오” “거, 귀덕어민가? 이리 주소, 어디 보세. 종종 와서 젖 좀 주소” 귀덕어미는 건너가고, 아이  안고 자탄헐 제. 강보에 싸인 자식은 배가 고파 울음을 우니, 아이를 안고 앉아 “우지 마라, 이 자식아, 너의 모친 먼 데 갔다. 낙양동촌 이화정에 숙낭자를 보러갔다. 죽상지루 오신 혼백 이비부인을 보러 갔다. 가는 날은 있다마는 오마는 날은 모르겠다. 너도 너의 모친이 죽은 줄을 알고 우느냐, 배가 고파 우느냐? 강목수생이로구나. 마른 낭기 물이 나겠느냐, 내가 젖을 두고 안 주느냐”, 아무리 달래어도 아이는 그저 우짖듯이, “응아, 응아, 응아!” 울음 우니 심봉사 화가 나서 번쩍 일어나 안았던 아이를 방바닥에다 밀어내며 “죽어라, 썩 죽어라! 네 팔자 얼마나 좋으면, 초칠 안에 어미를 잃어야? 너 죽어도 나 못 살고, 나 죽어도 너도 못 살리라, 어서 어서 날이 새면 젖을 얻어 먹여주마. 우지 마라 내 새끼야”
[아니리]
그날 밤을 새노라니, 어둔 눈은 더욱 침침하고 눈물로 날을 새웠것다.
[중중머리]
우물가 두레박 소리 얼른 듣고 나설 적에, 한 품에 아이를 안고, 한 손에 지팽이 흩어 짚고, 더듬더듬 더듬더듬 우물가 찾아가서 “여보시오, 부인님네. 초칠 안에 어미 잃고 기허허여 죽게 되니,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우물가에 오신 부인 철석인들 아니 주며, 도척인들 아니 주랴. 젖을 많이 먹여 주며, 한 부인이 허는 말이, “여보시오, 봉사님,” “예,” “이 집이도 아이가 있고, 저 집이도 아이가 있으니, 어려이 생각 말고 자주자주 다니시면 내 자식 못 먹인들 차마 그 애를 굶기리까.” 심봉사 좋아라, “허허, 감사허오. 수복강녕허옵소서.” 아이 안고 다닐 적에 삼배 길쌈 허노라고 “흐히, 하히” 웃음소리 얼른 듣고 들어가, “여보시오, 부인님네. 인사는 아니오나, 이 애 젖 좀 먹여주오.” 오뉴월 뙤약볕에 김매고 쉬는 부인 더듬더듬 찾아가 “이애 젖 좀 먹여주오.” 백석청탄 시냇가에 빨래하는 부인들께 더듬더듬 찾어가 “이애 젖 좀 먹여주오.” 젖 있는 부인들은 젖을 많이 먹여주고, 젖 없는 부인들은 돈 돈씩 채워주고 돈 없는 부인들은 쌀 되씩 떠 주며 “맘쌀이나 허여주오.” 심봉사 좋아라 “어허 감사허오. 은혜백골난망이오.” 젖을 많이 얻어 먹여 집으로 돌아 올 제, 어덕 밑에 수풀에 앉어 아이를 어룬다. “둥둥 내 딸이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둥둥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아이고, 내 딸 배부르구나. 아따 이놈의 자식이 이상 배가 뺑뺑 하구나! 이 덕이 뉘 덕이냐? 동내 부인의 덕이라. 어려서 고생을 하면 부귀다남을 한다더라. 너도 어서어서 자라나, 너의 모친 본을 받어 현철허고, 얌전허여 아부 귀염을 보여라. 둥둥둥, 내 딸이야. 백미 닷섬에 뉘 하나, 어름궁기의 수달피, 열 소경 한 막대로구나, 어허 둥둥 내 딸이야. 금을 준들 너를 사며, 옥준들 너를 사랴. 어덕 밑에 귀남이 아니냐. 슬슬 기어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자진머리]
“어허 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금자동이냐, 옥자동, 주유천하무쌍동. 은하수 직녀성이 니가 되어서 환생? 표진강 숙향이 늬가 되어서 환생? 달 가운데 옥토끼, 댕기 끝에는 진주시, 옷고름에는 밀화불수, 주얌주얌. 잘강 잘강 엄마 아빠 도리도리 어허 둥둥 내 딸. 서울 가 서울 가 밤 하나 얻어다. 두레박 속에 넣었더니. 머리 까만 새앙쥐가 들랑날랑 다 까먹고 다만 한쪽이 남은 것을 참기름에다 다달 볶아 너하고 나하고 둘이 먹자. 둥둥둥, 어허 둥둥 내 딸”.
[아니리]
아이 안고 집으로 돌아와 포단 덮어 뉘어놓고, 이제는 동냥차로 나가는디.
[단중머리]
삼배 전대 외동지어 왼 어깨 들어메고 동냥차로 나간다. 여름이면 보리동냥, 가을에는 나락동냥, 어린아이 맘죽차로 쌀 얻고 감을 사 허유허유 돌아올 제, 그 때의 심청이난 하날의 도움이라 일취월장 자라날 제, 칠팔세 되어가니, 모친의 기제사를 아니 잊고 헐 줄 알고, 부친의 공양사를 의법이 허여가니, 무정세월이 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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