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둥둥~ 호기심 많은 하푸는
오늘도 빙하를 타고 모험을 떠납니다.
하푸는 오늘 어디로 갈까요?
저기! 하푸는 오늘 칼라하리 사막으로 갔네요.
이곳 칼라하리 사막은 아프리카 대륙 남서부에 있는 건조지대에요.
세계에서 모래가 가장 길게 뻗어있는 곳이지요.
이곳에는 미어캣, 독수리, 뱀 등이 살고 있어요.
“우와! 아프리카 밑부분으로 오니까 이런 사막도 있구나.
어? 저기 누가 우뚝 서 있는데? 누구지?”
어? 하푸가 무엇을 본 것 같은데, 하푸를 같이 따라가 볼까요?
아! 저기 ‘태양의 수호자’, 미어캣이 보이네요.
미어캣 친구들이 귀를 쫑긋, 눈을 부릅뜨고 서 있어요.
미어캣은 몽구스과 동물로,
1kg쯤 되는 무게를 가지고 있고 꼬리가 긴 동물이에요.
발톱은 4개로 구부러져 있어 발톱을 이용해
땅속에 있는 애벌레나 곤충을 잡아먹지요.
미어캣은 조심성이 많은 친구들이에요.
자기 무리의 친구가 먹이를 먹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 두 발로 일어서서 적이 오는지 망을 봐요.
미어캣은 항상 무리를 위해 서로 돌아가며 정찰한답니다.
그래서 미어캣이 ‘태양의 수호자’라고 불리기도 하죠.
하푸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천천히 미어캣에게 다가갔어요.
그러자, 대장 미어캣이 큰 소리로 하푸에게 소리쳤어요.
“거기, 하얀 녀석! 누구냐!”
“앗! 나는 북극에서 온 하푸라고 해…”
“북극? 거기는 어디야? 이 사막에서 처음 보는 동물인데….”
대장 미어캣은 하푸 주위를 천천히 돌면서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이어서 다른 미어캣들도
대장 미어캣을 따라 하푸를 훑어보았어요.
하푸는 지나치게 경계하는 미어캣 무리를 보고 무서운 나머지,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 나는 너희 안 해쳐. 나는 그냥 너희가 궁금해서 온 거야.”
“정말이야? 우리를 잡아먹으러 온 게 아니고?”
“정말이래도…! 나는 오히려 너희와 친해지고 싶은걸.”
대장 미어캣은 하푸를 보고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의 무리를 향해 소리쳤어요.
“흠, 좋아. 그럼, 저 하얀 녀석, 오늘부터 우리 무리다!”
다른 미어캣들이 대장 미어캣 말을 듣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자신을 받아준 미어캣들을 본 하푸의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우와! 나도 이제 같이 다니는 친구가 되는 거야? 잘 부탁해.”
“자 그럼, 하푸 너에게 우리 무리의 목표를 말해줄게.
우리의 목표는 바로! 안전하게 집에 가는 거야.”
“엥?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목표로 잡는 거야?”
“정말 이 녀석, 사막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여기 칼라하리 사막에는 무시무시한 독사도 있고,
독전갈도 다니는 데다가, 우리를 잡아먹으러 오는
독수리들도 가득하다고! 항상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해.
그러니까 긴장 늦추지 말고 따라오라고!”
미어캣들은 각자 자기 무리의 영역이 있어요.
그런데, 그 영역에 먹을 것이 다 떨어지면
다른 영역으로 가 먹이를 먹기도 한답니다.
그러다, 다른 영역의 주인인
이웃 미어캣 무리에게 들키면 큰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죠.
그 전쟁에서 이긴 미어캣 무리는 그 영역의 주인이 될 수 있답니다.
그렇게 미어캣들은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먹이를 먹다 본래 자기 집이 있는 영역으로 돌아가요.
“자, 지금까지 전쟁도 이기고 맛있게 먹이도 먹었으니까 이제 집에 가자!”
대장 미어캣의 한마디에 다들 대장 미어캣을 따라 뛰어가기 시작했어요.
“으앗! 같이 가!”
하푸는 빠르게 뛰어가는 대장 미어캣을 보고 헐레벌떡 따라갔어요.
한참을 걷고 나니 사막에 밤이 찾아왔어요.
사막의 낮은 기온은 50도나 되어 후덥지근 하지만,
밤에는 극도로 추워져요.
미어캣 몸에 나 있는 어두운 점은 햇빛을 모아
체온을 올리는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낮에 햇빛을 맘껏 쬐어 체온을 올리고
밤에는 땅굴로 들어가지요.
하푸와 미어캣이 잠시 지낼 땅굴을 찾았어요.
미어캣들은 땅굴을 살펴보고
근처 땅의 냄새를 샅샅이 맡기 시작했어요.
“킁킁, 흠, 여기는 다른 무리의 냄새는 안 나는 걸 보니
안전한 것 같군. 자, 내가 먼저 땅굴 안을 살펴볼 테니
다들 뒤따라 와.
하푸와 다른 녀석들은 적들이 오는지 정찰해 줘.”
대장 미어캣은 다른 미어캣들과 하푸에게
할 일을 지시했어요.
그러자 다른 미어캣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네요.
“우와! 대장 미어캣아! 너 꼭 장군 같아 보여.
진짜 리더십 있는 친구구나.”
“당연하지! 내가 어떻게 대장 자리에 올라왔는데.
우리 미어캣 무리에서 대장이 되려면
나처럼 이렇게 몸도 크고 튼튼한 데다가
사냥도 잘하고 싸움도 잘 해야 한다고.”
미어캣은 보통 20마리에서 30마리 무리를 짓는데,
그 무리에서 제일 덩치가 큰 암컷이 대장이 되어요.
다른 암컷들도 열심히 먹어서 대장 미어캣이 되려고 노력하지요.
그래서 대장 미어캣도 끊임없이 먹이를 먹으며 성장해야 한답니다.
땅굴 조사를 다 살핀 미어캣들은
하나, 둘씩 굴에 들어가 잠을 청하기 시작했어요.
대장 미어캣은 다른 친구들이 들어갔는지
확인한 후, 마지막에 들어갔지요.
하푸는 그런 대장 미어캣의 모습을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어요.
그런데, 대장 미어캣이 조금 긴장이 풀렸나 봐요.
하푸는 대장 미어캣의 눈에 슬픔이 가득한 것을 보았어요.
“대장 미어캣아, 오늘 정말 고생 많았어.
조금 힘들어 보이는데, 너도 얼른 쉬어.”
“그래. 이제 쉬어야지. 사실은 말이야.
어제 조금 슬픈 일이 있었어.”
“무슨 일이었는데?”
“어젯밤에 땅굴에서 잠을 자다가,
내 여동생이 독사에게 물려버렸어.
땅 위에서 독사를 만나면 다 같이 쫓아내면 되는데,
땅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거든.
아침에 일어나보니 시름시름 앓더라고.
그런데 나는 무리를 이끌어야 해서 동생을 데려오지 못했어.
대장 미어캣의 이야기를 들은 하푸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하푸가 대장 미어캣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었어요.
“그렇구나... 비록 동생과 멀리 떨어지게 되었지만,
그 동생과 함께했던 일을 계속 추억하면,
너의 마음속에 항상 동생이 함께할 거야.”
“정말 그러겠지? 동생이 보고 싶어.”
하푸는 땅굴 위로 비추는 별을 보며 대장 미어캣을 위로해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대장 미어캣은 무리를 깨우고 함께 먹이를 찾으러 다녔어요.
대장 미어캣은 하푸에게 먹이 찾는 법을 알려주었답니다.
“잘 봐, 땅 냄새를 잘 맡으면
벌레나 전갈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전갈은 독이 있지만 제일 맛있는 건데,
먼저, 이렇게 독을 못 쓰도록 꼬리를 물어버리고 난 다음 천천히 먹으면 돼.”
미어캣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독전갈이에요.
물론 전갈에 독이 남아있지만,
미어캣들은 독전갈을 먹고 독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기른답니다.
"윽…, 나는 독전갈을 먹으면 죽을지도 몰라.
차라리 저기서 망을 보고 있을게.”
하푸는 미어캣들이 먹이를 구해 먹는 동안 망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 멀리서 미어캣 한 마리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보았어요.
“여기! 어떤 미어캣이 우리를 보고 있어!”
“어디? 분명 우리 영역을 정찰하러 온 것일 거야.
여기는 이제 우리 영역이랑 가까워서
저번에 싸운 미어캣이 우리 영역을 노리러 온 것일 수도 있어.”
대장 미어캣, 그리고 다른 미어캣들이
다 같이 꼬리를 바짝 들며 위협할 준비를 했어요.
하푸도 같이 손에 땀을 쥐며 긴장한 채로 바라보았어요.
그런데, 대장 미어캣이 냄새를 맡더니, 기쁜 마음으로 소리쳤어요.
“이럴 수가… 내 여동생이야! 이건 분명 내 여동생 냄새야!”
“언니! 나 살아 돌아왔어!”
“동생아!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살아 돌아왔구나!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여동생 미어캣이 살아 돌아왔군요!
이게 바로 이 거친 사막에서 살아남는 미어캣의 생명력이에요.
미어캣은 평소 독전갈을 먹으며
자기 몸이 독을 버텨낼 수 있도록 만들어요.
그래서 여동생 미어캣이 독사에게 공격당해도 그 독을 이겨낼 수 있었답니다.
“대장 미어캣아! 동생을 만나게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야!”
하푸와 다른 미어캣들도 환호성을 지르고
몸을 비비며 여동생 미어캣을 따뜻하게 안아주었어요.
하푸와 미어캣 무리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어요.
하푸는 대장 미어캣에게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이야기를 전한 뒤,
빙하가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정말, 어제와 오늘 너무 감동적인 날이었어.
미어캣은 1kg 정도밖에 안 되고,
독수리 같은 맹금류에게 잡아 먹히기도 하지만,
무리와 함께라면 그 어떤 독사보다 강한 친구들이구나.
다 같이 서로 정찰해주면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굴도 쉽게 파잖아.
거기다가 독전갈을 먹으면서 자신의 몸을 튼튼하게 만들다니.
작고 귀여운 동물인 줄로만 알았더니
의리 있고 멋진 동물이었어.
하~푸…, 다음에는 또 어떤 멋진 동물들을 만나볼까?”
하푸는 빙하 위에서 다음에 만날 동물이
어떤 동물일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았어요.
하푸는 오늘도 빙하 위
작은 배에서 둥둥 떠다니며 하푸 하푸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