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우연히 갔었던
동네 사진관에서
사진을 하나 찍었고
바래진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우린
너무 행복해 보여
그 좁았던 원룸에서
너가 키우던 고양이와
같이 밥을 먹고
밤에 편의점 앞에서
맥주 한 캔을 먹던
그때가 그리워
봐도 그냥
모른 척 넘어가 줄래요
가끔 니 생각이나
눈물 흘려도
우연히 마주쳐도
모른 척하기로 해요
널 잡고 싶어질 테니까
어학연수를 갔던
너가 해외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줬던
귀엽게 웃는 곰인형은
내 방 낡은 못에
아직도 걸려있어
새벽에 운전을 했던
그날 우연히 본
블루투스 목록 안에서
적혀져 있는
니 이름을 보고
난 갓길에서 한참을 울었어
봐도 그냥
모른 척 넘어가 줄래요
가끔 니 생각이나
눈물 흘려도
우연히 마주쳐도
모른 척하기로 해요
널 잡고 싶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