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 아웃
텐, 부터 다,
세어버린 뒤, 에
이제 일어날, 거냐고 묻지
잔인한,
아니 혹은 비정한,
아니 혹은 친절한
말이야, 그대로 넉 아웃 될 건지
물어보는 주심의 물어봄은
탭, 아웃
복싱보다는 관절기가 걸리는 쪽의
경기에 어울리는 말이지만
차라리 부러져버리거나
차라리 넘어져버리거나
차라리 정신을 잃고 만다는
용사의 기백같은 게 좀
삶에서 필요할 때도 있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참 많지만
난 어제와 같은 길 위에
그저 그렇게 서 있네
별 것 없는, 음악.
별 것 없는, 그저 주절거림
그다지 높진 않은,
퀄리티나
만듦새도 신경쓰지 않고 뱉어대는 게
누군가의 변명이 될 수는 없겠지
칼날을 쥐고 살아가는 그대여
꽉 쥔 그립의 질감은 언제나
당신의 심장을 아물게 하는가
전쟁과도 같은 삶,
누가 누구를 봐야 하고
누가 누구를 친구로 여겨야 하는가,
참 어려운 삶이고 세상이라,
당신은 지친 눈동자
미쳐가는 눈빛 속에서
흐린 망막 밖 세상을 간신히 감각하며
그렇게 안개 속을 걷는다네
단내가 나는 숨을 간신히
추스르고 언덕 위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면 그래도 좀 낫네,
낫겠네,
이제까지의 삶들이
궤적이 한 번에 보인다면
어떻게 굽이굽이 걸어왔는지
알게 되겠지
지겨운 말, 담화,
언젠가 나누었던 대화,
그 반복, 데자뷰,
혹은 진짜 있었던 일의 되물음,
쳇바퀴 같은 삶을 끊어내는 건
언제가 돼야 가능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