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게이아스 왕의 우리를 청소하고 오너라.”
엘리스의 왕 아우게이아스는 수백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양간 청소를
수십 년 동안 하지 않아 소들은 쌓여가는 오물 속에서
자라고 있었고, 그 냄새는 주변 마을까지 퍼져 사람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었습니다.
“오물이 산보다 더 쌓여있구나. 냄새 때문에
내가 먼저 죽겠다.”
헤라클레스는 오물을 밖으로 퍼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외양간이 너무 큰 데다 오물을 밖으로 퍼내니
냄새가 여전히 나 치운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냄새를 좀 씻어내야겠다.”
헤라클레스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강가로 가
얼굴을 씻어냈습니다. 흐르는 강물을 보던 헤라클레스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강에게 청소해달라 해야겠다.”
헤라클레스는 소들을 외양간에서 모두 몰아냈어요.
그리고는 강물이 외양간으로 흐르도록 넓고 깊게
길을 팠습니다. 코를 찌르는 오물을 퍼내는 것보다
흙을 퍼내는 것이 훨씬 쉬웠어요. 강물은 헤라클레스가
파놓은 새로운 길을 따라 흘렀습니다.
“강물아, 더 세차게 흐르거라!”
강물은 외양간을 그대로 지나 바다로 흘렀습니다.
외양간 안은 순식간에 깨끗해졌어요. 오물들 또한
바다로 흘러들어가 더 이상 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하루 만에 우리 청소를 끝낸 헤라클레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다음 과업이다. 스팀팔로스 호수에 사는
괴조들을 처리하고 오너라.”
스팀팔로스 호수에는 몸이 날카로운 청동 깃털로 된
날개를 가진 괴물 새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새들은 깃털의 날카로움을 이용해 호수를 지나는 사람들을
마구 쳐 죽이는 골칫덩어리들이었어요.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을 묻힌 독화살을 챙기고 네메아 골짜기에서
잡은 사자의 가죽을 뒤집어쓰고는 스팀팔로스 호수로
자신 있게 걸어갔습니다.
“괴조들 따위가 이 헤라클레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호수 근처로 가자 괴물 새들이 헤라클레스를 발견하고
떼 지어 날아왔습니다. 날카로운 청동 깃털로
헤라클레스의 머리며 몸을 사정없이 내려쳤습니다.
챙- 챙- 청동끼리 부딪히는 날 선 소리가
고막을 때렸습니다. 하지만 그 청동 깃털도
네메아 골짜기 사자의 가죽은 뚫지 못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제일 처음 잡았던 괴물 기억나나요?
괴물 사자의 가죽은 아주 두꺼워서 창과 화살을
모두 튕겨냈었죠. 괴물 사자의 가죽은 괴조들의
청동 깃털도 튕겨냈습니다.
“랄라~ 랄라~”
헤라클레스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목청은 어찌나 크고 노래는 어찌나 못하는지..
가까이에 있던 새들은 귀를 막고 싶은 지경이었습니다.
“이놈들!”
새들이 주춤거리는 틈을 타 헤라클레스는 얼른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촉이 정확하게
새들의 배에 꽂혔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가 죽기 시작하자
새들은 당황해서 우왕좌왕했습니다. 청동 날개가
자신들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거든요.
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헤라클레스는 남은 괴조들까지
모조리 쏘아 죽였습니다.
“내 노래가 그렇게 별론가..?”
헤라클레스는 중얼거리며 돌아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