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손 빌어 잘 짠 상투 영문에 들어 단발할 제 상투는 베어 협낭에 넣고 망건아 풍잠아 너 잘있거라 병정 복장 차릴 적에 모자 쓰고 양혜 신고 마구자 실갑 각반치고 혁대 군랑 창집 탄자 곁들여 차고 글화총 메고 구보로 하여 가는 저 병정아 게 좀 섰거라 말 물어보자
우리도 부모 은덕에 글자나 배웠더니 문필은 사마천 왕희지에 지나가고 외관 양풍은 이태백과 두목지요 소진 장의 언변이라 만고제사 장자방과 제갈량의 지혜로다 항우 역사자룡 용맹에 지나가고 대순 증자 효심이며 용방 비간 충심이라 언충신 행독경은 주색잡기에 호승하고 보국강병 충심 가득하니 내 칠척 오촌이 분명하다 각국 총장 모신 곳에 얼른 냉큼 수이 빨리 찾아가서 이내 몸이 상사불견 기지사경 시각대변이라고 전하여주렴
우리도 저접대 갑오을미 동학란통에 이내 몸이 병정되어 나라에는 본이되고 일가엔 남이 되고 일신이 수족되어 매일 사홉이작 한달이면 육원오각 일년이면 칠십팔원에 몸이 매여 장령이면 수화를 불피하고 사차 불피로다 아침이면 체조하고 낮이면 충의 두 자 정심하고 저녁이면 군가하고 한 달 육차 입직들고 새새 틈틈이 육군예식 내모사며 보병조전 국어산술 나팔까지 졸업하는 몸뚱이라 전할지 말지.